KIC 글로벌 기자단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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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쓰는 땅을 일궈 280헥타르 농장으로”… 우즈벡 고려인 농업인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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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 농업인 텐 사샤 씨가 온실에서 쪽파 묘종의 생육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KIC : 타슈켄트 신현권기자


1937년 스탈린의 강제이주 정책으로 중앙아시아에 정착하게 된 고려인들은, 연해주에서의 삶을 뒤로한 채 아무 기반도 없는 땅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했다. 


당시 고려인들은 농업 경험을 바탕으로 황무지에 가까운 땅을 개간하며 생존 기반을 마련했고, 이후 중앙아시아 농업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특히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일대에서 고려인들은 채소 재배와 벼농사, 축산 등을 통해 지역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해 왔다. 현재는 세대가 바뀌며 다양한 산업으로 진출하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고려인들은 농업 현장에서 그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6c307d55a8c64d9a248f325238ba16ae.jpg

▲텐 사샤 씨가 구릉지 농장에서 관개 시설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최근 우즈베키스탄 한 지역에서는 이러한 고려인 농업의 현재 모습을 보여주는 사례가 확인됐다. 고려인 농업인 텐 사샤 씨는 약 280헥타르에 달하는 규모의 농지를 운영하며 토마토, 고추, 밀 등을 재배하고, 양·칠면조·소·닭 등 다양한 가축도 함께 키우고 있다.


이 농장이 위치한 곳은 일반적인 평지가 아닌 중앙아시아 특유의 구릉지 형태로, 오르내림이 반복되는 지형이다. 


우기 때만 일시적으로 풀이 자라는 목초지에 가까운 땅으로, 통상적으로는 농업에 적합하지 않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농장은 안정적인 생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dd06ccb838050e9c5250dcc771c08d3c.jpg

▲구릉지 농지에서 작업자들이 넓은 밭에 흩어져 수작업으로 농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과거 소비에트 시기의 집단농장 체제가 사라진 이후 대규모 농업이 점차 줄어든 상황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개인이 수백 헥타르 규모의 농지를 운영하는 사례는 드문 편에 속한다.


현장을 방문한 관계자는 “농사짓기 어려워 보이는 지형에서 이 정도 규모의 농장이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작물 재배와 축산이 함께 이루어지는 점도 특징적”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강제이주라는 역사 속에서도 농업을 기반으로 삶을 이어온 고려인들의 경험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중앙아시아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번 사례 역시 그러한 흐름 속에서 현재를 보여주는 한 단면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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