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C 글로벌 기자단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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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돌라와 퀸스타운의 미래

뉴질랜드지회 박춘태 기자

뉴질랜드 남섬의 관광도시 퀸스타운이 국가적 인프라 논의의 중심에 다시 올랐다. 정부가 발표한 ‘전국 주요 기반시설 우선 검토 리스트’에 공항과 도심을 연결하는 곤돌라 프로젝트가 포함되면서, 지역의 교통 문제가 국가적 과제로 격상된 것이다. 이는 단순히 뉴질랜드의 지역 개발 문제를 넘어, 전 세계 곳곳에서 살아가는 한민족이 함께 고민해야 할 도시의 지속가능성 문제와 맞닿아 있다.

퀸스타운은 뉴질랜드의 제주도에 비견될 만큼 관광객이 몰리는 도시다. 하루 3만 대 이상의 차량이 극심한 정체를 겪는 SH6A 구간을 통과하고, 성수기에는 10분 거리 이동이 40분으로 불어난다. 향후 40년간 교통 혼잡으로 인한 손실이 최대 12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은, 관광이 도시 경제를 살리는 동시에 인프라 부족이 도시의 미래를 위협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제주, 부산 해운대, 강원도 주요 관광지 등 한국의 도시들이 겪고 있는 상황과도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 전 세계 재외동포가 생활하는 도시들에서도 유사한 문제는 반복된다. 관광이 도시의 매력을 높일수록 인프라 부담도 커지고, 지속적 관리가 따라오지 않으면 도시 경쟁력은 쉽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퀸스타운이 제시한 해법은 공항과 시내를 잇는 곤돌라 구축이다. 한국에서는 케이블카가 주로 관광상품으로 인식되지만, 퀸스타운은 곤돌라를 도시 교통의 한 축으로 바라보고 있다. 세계 곳곳의 산악 도시와 교통 혼잡 도시들이 이미 곤돌라를 대중교통으로 도입하고 있듯이, 이는 뉴질랜드만의 실험이 아니라 글로벌 흐름이기도 하다. 이러한 변화는 강원도 산지 도시, 제주 산간 지역, 서울의 산악 지형처럼 지리적 제약이 큰 한국 지역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번 프로젝트가 의미 있는 이유는 단일 교통수단 도입을 넘어 퀸스타운 전체의 교통 체계를 재설계하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시의회와 민간이 제출한 계획들을 하나의 틀에서 묶어 곤돌라, 신규 도로, 보행·자전거 전용 교량 등 다양한 이동 방식을 종합적으로 조정하려는 접근은 도시의 미래를 장기적으로 보려는 노력이다. 이는 세계 여러 도시에서 활동하는 한인들이 이미 목격하고 체감해 온 문제, 도시 성장 속도와 인프라의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한 공통의 과제이기도 하다.

한국과 뉴질랜드는 경제 규모와 도시의 크기에서 차이가 있지만, 특정 지역에 관광과 인구가 집중되면서 발생하는 인프라 부담은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도시가 매력적일수록 기반시설에 대한 투자가 뒤따라야 하고, 그 투자가 늦어질수록 도시 경쟁력은 약해진다. 퀸스타운의 곤돌라 논의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관광 편의성을 제공하려는 것이 아니라 도시 지속가능성 자체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세계한민족회의가 추구하는 글로벌 한민족의 연대 또한 이런 문제를 함께 이해하고 각 도시의 해법을 서로 나누며 더 나은 미래를 모색하는 데 의미가 있다.

뉴질랜드 정부가 작은 도시의 교통 문제를 국가적 의제로 끌어올린 결정은 도시의 기능이 국가의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판단에서 비롯되었다. 이는 모국 대한민국이 이미 마주하고 있거나 앞으로 맞닥뜨릴 도전과도 닮아 있다. 결국 도시 성장의 그림자를 어떻게 관리하고, 미래 세대가 체감할 변화를 어떤 관점에서 준비해야 하는지가 관건이다.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사는 한민족 역시 각자의 도시에서 이러한 흐름을 체감하며 살아가고 있는 만큼, 도시 인프라에 대한 고민은 특정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한민족 공동체 모두가 함께 생각해야 할 과제이다.

도시의 번영은 결코 저절로 오지 않는다. 그 이면에는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할 인프라가 있고, 그 투자가 이루어질 때 비로소 도시의 매력과 경쟁력이 유지된다. 퀸스타운이 보여준 사례는 오늘의 한 도시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이는 세계 속의 한민족이 공유해야 할 도시 발전의 메시지이며, 모국과 해외 한인사회가 함께 배우고 함께 대비해야 할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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