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C 글로벌 기자단 소식
K-콘텐츠 바람 타고 세계로 열린 부산의 문
- 배태건
- 10
- 09-25
최근 부산의 거리에는 낯선 언어와 이국적 표정들이 부쩍 많아졌다.
해운대 해변을 비롯한 관광지뿐만 아니라, 자갈치시장, 전통 골목, 대학가 근처에서도 방문객과 유학생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이들의 부산 방문은 단순한 여행을 넘어, 한국 문화와 일상을 직접 ‘경험’하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약 178만 명에 달해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율로, 일본·대만·홍콩 등 인접 국가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중동 지역에서도 관광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K-pop, K-드라마, K-푸드로 대표되는 한류 콘텐츠의 세계화가 자리하고 있다.
BTS, 블랙핑크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영향력은 단지 음악 소비에 그치지 않는다.
그들이 입은 옷, 먹는 음식, 걷는 거리까지 관심을 끌며, 부산과 같은 지역 도시로까지 여행 수요를 확대 시키고 있다.
실제로 부산관광공사가 운영하는 한류 체험 프로그램 (케이컬처 투어, 한식 만들기, 전통문화 워크숍 등)에는 2024년 기준 2만 5천 명 이상이 참여했으며,
이는 전년도 대비 약 70% 증가한 수치다.
단순히 ‘보고 가는 관광’이 아니라, ‘머무르고 체험하는 체류형 콘텐츠’가 한류의 새로운 방향으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대학가에서도 그 흐름은 이어진다.
부산대, 동아대, 부경대, 경성대 등 주요 대학들의 교환학생 유치 규모는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2025년 상반기 기준 부산 내 유학생 수는 약 4,300여 명으로, 3년 전과 비교해 약 3배 이상 증가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한국 드라마나 음악을 통해 한국어와 문화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며, 부산을 공부와 체험이 함께 가능한 도시로 꼽는다.
관광과 교육, 그리고 일상 속 생활문화 전반에 걸쳐 외국인의 발길이 잦아지는 지금, 부산은 ‘바다 도시’라는 지역적 이미지에 더해 ‘
글로벌 문화 교류의 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단순히 한류 소비지로서가 아니라, K-라이프스타일을 직접 누릴 수 있는 체험형 도시로 주목받는 것이다.
문화는 상품이 아니다. 누군가의 삶이 누군가의 마음에 닿는 순간, 그것은 문화가 된다.
K-콘텐츠는 전 세계인에게 한국의 감성과 일상을 건넸고, 이제 그 감동의 여운은 ‘부산’이라는 현장에서 이어지고 있다.
바람은 서울에서 시작됐을지 모르지만, 파도는 지금 부산으로 몰려오고 있다.
그 안에 머문 수많은 이야기들이 이 도시의 미래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 것이다.
KIC 배태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