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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태생 혼혈 옌스 카스트로프, 한국 축구대표팀 발탁… 재외동포 정체성 확장의 상징

독일 태생 혼혈 옌스 카스트로프, 한국 축구대표팀 발탁재외동포 정체성 확장의 상징

세종지회 조익상 기자

2025-08-26

독일에서 태어난 혼혈 축구 유망주 옌스 카스트로프(22·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발탁됐다. 한국인 어머니와 독일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카스트로프는 우리나라 남자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 태생의 혼혈 선수로 태극마크를 달게 되었다. 이번 발탁은 전 세계 700만이 넘는 재외동포 사회에 큰 의미를 지니며, 스포츠 분야에서 한국 정체성의 지평을 넓힌 사례로 평가된다.

한국 축구 사상 첫 외국 태생 태극전사탄생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8 25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9 A매치(미국·멕시코전)에 나설 국가대표 명단을 발표하며 카스트로프의 이름을 포함시켰다. 카스트로프는 2003년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독일 축구 유소년 시스템에서 성장한 미드필더다. 독일인 부친과 한국인 모친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독일 U-16부터 U-21 청소년대표를 지낸 촉망받는 선수였으나, 성인 대표팀에서는 한국을 선택하며 모국의 부름을 받았다. FIFA의 승인 하에 이중국적을 활용해 독일축구협회 소속을 대한축구협회로 변경한 카스트로프는 이번에 한국 대표팀에 처음 승선하여 데뷔를 앞두게 됐다. 이는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첫 다문화·복수국적 출신 태극전사의 탄생으로 기록된다.

홍명보 감독은 새로운 얼굴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홍 감독은 카스트로프는 젊지만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경험을 쌓으며 꾸준히 성장해온 선수라며 무엇보다 우리 대표팀에 합류하겠다는 강한 의지와 책임감을 보여준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고, 빠르게 팀에 적응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카스트로프는 대표팀 합류를 위해 부상 회복 후 적극적인 의사를 밝혔고, 한국 대표팀 합류를 위한 행정 절차도 직접 진행해 왔다. 축구 전문가들은 그가 왕성한 투지와 활동량을 겸비한 파이터스타일의 멀티플레이어로, 기존 한국 대표팀에 없는 새로운 전력 자원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재외동포 사회의 자부심과 상징성

카스트로프의 발탁 소식은 재독 한인사회 등 전 세계 교민들에게도 큰 화제가 되었다. 특히 그의 모친 안수연 씨의 사연은 재외동포 정체성과 성공적인 통합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남 나주 출신으로 독일에 이주한 안 씨는 저는 스스로를 정말 완전 한국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결혼 후에도 한국 이름을 그대로 쓰고 아들에게 꾸준히 한국인의 정체성을 심어주려 했다고 말했다. “옌스가 한국 축구 국가대표로 뽑혔다니 너무 자랑스럽고 더할 나위 없이 기쁩니다라며, 아들이 한국 대표팀의 일원이 된 것을 자신의 평생 소원 하나를 이룬 듯 감격해했다.

안 씨는 독일에서 한국인으로서 겪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욱 한국이 최고라고 외치며 살았다고 회고했다. 이러한 모친의 강한 한민족 정체성은 고스란히 아들에게 전해졌고, 결국 엄마가 한국인으로 살았기 때문에 아들에게도 한국 대표팀을 선택할 기회가 생긴 것이라고 그녀는 자부심을 드러냈다. 옌스 카스트로프 본인 역시 한국어가 서툰 편이지만 현재 지인의 도움으로 한국어 공부에 전념하며 대표팀 생활에 대비하고 있다고 한다. 모친은 대표팀에서도 제 실력을 발휘하고 한국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를 밝혔다. 이처럼 모국을 잊지 않고 자녀에게 뿌리를 심어준 재외동포 가정의 노력이 한국 스포츠 무대에서 결실을 맺었다는 점에서, 이번 발탁은 해외 동포 사회에 큰 자부심과 감동을 주고 있다.

한국 스포츠에 불어온 다문화바람

카스트로프의 합류는 한국 스포츠계에 불어온 다문화·재외동포 바람의 한 단면이다. 이전까지 한국 남자축구는 순수 한국 국적 선수들로만 구성되어 왔으며, 타국에서 태어나 자란 선수가 태극마크를 단 사례는 없었다. 여자축구가 지난해 미국 출생의 혼혈 선수 케이시 페어(한국인 모친·미국인 부친)를 발탁해 주목받은 바 있고, 야구에서는 올해 초 메이저리거 토미 에드먼(한국인 모친·미국인 부친)이 한국 야구대표팀 유니폼을 입어 화제가 되었다. 토미 에드먼은 한 번도 방문한 적 없는 어머니의 나라대한민국을 위해 WBC 대회에 뛰겠다고 흔쾌히 응하며 한국 야구 사상 첫 해외 출생 대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러한 사례들은 혈통과 정체성을 매개로 한 스포츠 분야의 재외동포 참여 확대라는 흐름을 보여준다.

물론 한국에서 다문화 선수의 국가대표 발탁은 이제 시작 단계다. 오랜 기간 단일민족이미지가 강했던 한국 사회는 최근 들어 다양한 배경의 구성원을 포용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2023년 출범한 재외동포청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180여 개국에 ** 708만 명의 재외동포가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은 각자 다양한 방식으로 모국과 연결되어 있다. 정부도 해외 동포의 역량 기여와 정체성 유지를 지원하고, 체육계 역시 우수한 동포 인재의 발굴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카스트로프의 대표팀 발탁은 해외에서 나고 자란 동포도 국내 구성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기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이는 재외동포 정체성의 확장과 통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자, 전 세계 한민족의 유대 강화를 실감케 하는 뉴스다.

재외동포와 대한민국, 함께 여는 새 시대

옌스 카스트로프의 태극전사 합류는 스포츠를 넘어 한민족 공동체의 범위를 재확인시켜준 사건이다. 한국 축구대표팀 유니폼에 새겨진 태극 문양은 이제 국경을 넘어 해외동포의 가슴에도 함께 빛나게 되었다. 그의 등장으로 해외 교포 청소년들은 모국을 향한 꿈을 더욱 키울 수 있게 되었고, 국내 팬들도 보다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배경의 선수들을 응원하게 되었다. 재독교포 사회는 물론 전 세계 한인들은 우리 혈통의 젊은이가 모국을 위해 뛴다는 사실에 환영과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번 사례를 계기로 대한민국은 재외동포와 함께하는 더 큰 통합의 길로 나아가고 있으며, 스포츠를 통한 한민족 정체성의 공유와 확장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카스트로프가 그라운드에서 보여줄 활약과, 그가 만들어낼 새 역사가 전 세계 7백만 재외동포들에게 큰 용기와 희망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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